[불타는 욕망의 연대기] 1983년: AV는 어떻게 승리를 쟁취해냈는가?

불토리 2016.10.03 10:04 조회 수 : 2357 추천 : 0 댓글 : 2

 

[불타는 욕망의 연대기]

1983년: AV는 어떻게 승리를 쟁취해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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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가미 야스코의 데뷔작 <옆집 누나>(1983, 포니)

 

 

 

  1. AV의 독립


  핑크영화의 사생아였던 AV는 한동안 핑크영화의 영향권 내에 묶여 있었지만, 비닐책 업체들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점차 독자적인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내용 면에서는 실전섹스와 생촬영으로 차별점을 두었고, 스탭이나 배우진에도 영화촬영 경력이 없는 비닐책 출신들이 대거 유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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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2년 우주기획의 코지타니 히데키 감독이 "AV(성인비디오)"라는 신조어를 새로 만들어낸 건, 일종의 독립선언이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AV를 AV라고 하지 않고 "포르노비디오"라고 불렀다. 여기서 포르노란 오늘날 우리들이 생각하는 의미 외에도 닛카츠 로망포르노나 토에이 포르노 같이 영화판의 에로영화를 의미하기도 했다. 코지타니 히데키 감독은 "AV"라는 용어를 창조함으로써 좀더 순화된 느낌을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계와도 선을 확실히 그었다.

 

  한편, 1983년 3월 <옆집 누나(隣のお姉さん)>로 데뷔한 야가미 야스코(八神康子)는 AV여배우를 세간에 하나의 독립된 직업으로 인식시킨 인물이었다. 자위 씬을 하도 많이 찍어, 별명은 "자위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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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까지 아이조메 쿄코나 미호 준 같은 AV스타들은 하나 같이 영화배우 출신이었다. 1983년 AV <푸른 체험(碧い体験)>(닛카츠필름)으로 데뷔해 인기 AV배우로 성장한 아사부키 케이트(朝吹ケイト)도 처음에는 영화배우 이미지가 더 셌다. 

 

  반면에 야가미 야스코는 "순전히 AV여배우로 데뷔했음"을 수차례 강조해 아마추어 일반인 컨셉으로 인기를 모았다(실제로는 비닐책에서 먼저 데뷔했다). 그녀는 비디오 프레스 지에서 주관한 <비디오 퀸 콘테스트>에서 3년 연속으로 퀸의 자리에 올라, 영화 경력 없이도 인기스타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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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닛카츠 로망포르노 <세라복 백합족>의 비디오 출시 커버.

레즈물로서 나름 상업적인 성공을 이루었지만, 이후로 로망포르노에서는 특이할 만한 흥행작이 없었다.

 

 

 

  2. 핑크영화와의 전쟁, 그리고 승리

 

  AV는 비디오 소프트 시장의 7-80%를 장악하고 있었지만, 아직은 워낙 비디오 보급율 자체가 미미한 상태에 있었다. 그리고 핑크영화와 로망포르노는 이미 수십 년 동안 내공을 갈고 닦아온, 무시 못 할 경쟁자였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최종 승리자는 AV였고, 그 결과 핑크영화는 쇠퇴의 길을 내걸었다. 

 

  AV가 핑크영화를 압도적으로 이겨낼 수 있었던 본질적인 이유는 비디오 매체의 특성 자체가 에로물을 보기에 적절했기 때문이었다. 극장에서 여러 관객들과 함께 보는 영화와는 달리 비디오는 집에서 연인과 단 둘이, 또는 혼자, 야릇한 사생활을 즐기면서 보기에 아주 좋은 매체였다. 게다가 리모컨의 등장과 빨리감기, 일시정지, 되감기 기능은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AV 영상을 볼 수 있게 했다. 특히 빨리감기는 지루한 부분을 건너뛰고 섹스씬만 관람할 수 있게 해줬고, 이건 엄청난 메리트였다. 

 

  여기에 실전섹스와 생촬영이라는 자극적인 기법들이 비디오와 접목했고, 1982년 비디오 대여 시스템의 등장과 우라비디오 붐은 가정용 비디오데크의 수요를 기하급수적으로 증폭시켜, AV가 빠른 속도로 핑크영화를 대체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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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오사카에서 창업한 비디오대여점 "츠타야"는 현재 일본 최대의 렌탈 체인으로 성장했다.

 

 


  3. 1983년 비디오 대여 시스템의 완비


  초창기 비디오를 소비하는 기본적인 거래형태는 "매매", 즉 셀이었다. 하지만 비디오 상품의 특성상 셀 시스템은 AV의 주소비층인 블루칼라 노동자들에게 과한 경제적 부담을 줬다. AV를 볼 때마다 만 엔 이상을 써야 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1982년 12월 비디오 대여 시스템, 즉 비디오대여점과 렌탈 비디오(レンタルビデオ)의 등장은 AV를 원가의 30~50% 가격으로 볼 수 있게 해줘 소비자의 부담을 대폭 낮춰 주었다. 1983년이 되면, 일본비디오협회(日本ビデオ協会; 일본영상소프트협회)가 공식적으로 비디오 대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선언한다. 가정용 비디오데크 보급율은 15%까지 상승했다.


  렌탈 비디오들은 일본비디오윤리협회(日本ビデオ倫理協会), 일명 "비데륜"이 심사했는데, 심의는 지금에 비하면 훨씬 엄격했다. 클리토리스, 항문, 음모 노출을 불허한 건 당연지사였고, 러닝 타임은 30분 안팎으로 제한됐으며, 섹스 씬은 3분 내에 끝내야만 했다. 


  그러자 비데륜의 심의에 반발해 무수정 우라비디오를 내놓는 소규모 업체들이 늘어났다. 심의를 거치지 않고 무수정으로 포르노를 발매하는 건 당연히 불법이었지만, 전국의 대여점들은 암암리에 단골 손님들에게 우라비디오를 팔곤 했다. 1982년부터 1983년 사이에는 워낙에 이러한 우라물들이 범람했기 때문에, "우라 붐"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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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우라 붐의 주역 <세탁소 켄>의 한 장면.

 

 


  4. 1982~83년 우라비디오 붐


  우라비디오는 이미 1979년부터 야쿠자나 적군파들에 의해 계속 만들어져 왔지만, 그 실체가 세간에 알려진 건 1982년 그 유명한 우라비디오 <세탁소 켄(洗濯屋ケンちゃん)>이 대히트를 치면서부터였다. 


okita-mako015up.jpg  인기 드라마 <제과점 켄>의 패러디였던 이 작품은, 세탁소 단골고객과 친구의 여친을 연달아 겁탈한다는 단순한 내용으로, 실제로 <제과점 켄>에 출연했던 후지이 토모노리(藤井智憲)에 의해 연출됐다. 원래는 방송사 측에서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해외에 수출할 의도로 제작했지만, 실수로 민간에 유출되면서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다. 비슷한 시기 유행했던 <인 샷 공포의 인간사냥(IN SHOOT 恐怖の人間狩り)>이라고 하는 우라비디오도 방송국에서 제작된 게 유출된 것이었다.


  <세탁소 켄>이 흥행을 하면서 일본 전역에 대대적으로 "우라 붐"이 일었다. 당시 우라 계를 대표했던 두 명의 슈퍼스타는 오키타 마코(沖田真子)와 타구치 유카리(田口ゆかり). 두 배우 모두 비닐책 출신으로서, 오키타 마코의 경우에는 <밤까지 기다릴 순 없어(夜まで待てない)>(1983)를, 타구치 유카리는 <사무라이의 딸(サムライの娘)>(1983), <물망초(忘れな草)>(1983), <검은 국화(黒い菊)>(1983) 등을 대표작으로 친다. 특히 타구치 유카리의 인기는 엄청났다. 일명 "우라의 여왕".


images.jpg  1959년생인 타구치 유카리는 원래 평범한 가정주부였지만, 친구의 권유로 비닐책 모델에 데뷔하면서 이 세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1980년 미스누드 콘테스트에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걸 계기로 명성을 얻었고, 이미 <신혼여행: 사랑의 백일몽>(1982), <다큐멘터리 더 오나니 2: 여배우 타구치 유카리의 경우(ドキュメント・ザ・オナニー 2 女優・田口ゆかりの場合)>(1982) 같은 AV를 흥행시켜 인기스타로 거듭난 상태였다.


  그렇지만 타구치 유카리는 사치부리길 좋아하고 씀씀이가 유독 헤픈 편이어서 AV나 비닐책에서의 수입만으로는 빚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1983년 우라계로 뛰어들어 <사무라이의 딸>을 비롯한 6편의 노모를 찍게 됐다. 그녀의 비디오에선 당시 비데륜 심의체계 하에선 보기 힘들었던, 얼굴사정(顔射), 정음(精飲; 정액마시기), 나카다시(中出し;질내사정) 등등 하드한 표현들이 그대로 재현됐다(오늘날 기준으로는 너무나 익숙한 것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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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구치 유카리 주연의 <물망초>(1983)에서 등장하는 뇨타이모리(나체 초밥) 씬.

 

 


  5. 우라비디오와의 전쟁, 그리고 승리


  우라 붐 덕분에 가정용 비디오데크 보급율이 늘어 AV도 반사적인 이익을 많이 누릴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우라비디오는 AV에 맞먹을 경쟁자이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우라비디오를 더 선호했기 때문에, 만약에 1983년과 같이 우라 붐이 계속 이어졌다면 아마 AV는 우라비디오로 대체됐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우라 붐은 의외로 아주 손쉽게 진압됐다. 피바람은 정치권에서 "AV에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세력이 숨어있어 적군파에 자금을 대주고 있다."는 루머가 돌면서 시작됐다. 이 루머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AV에는 적군파 출신들이 몇몇 있긴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VIP엔터프라이즈의 사장 아카시 사토키(明石賢生). 곧바로 경찰이 움직였는데, 정작 VIP를 포함한 합법 AV들은 피해가 없었고 주로 우라물이 단속당했다. 합법 AV의 경우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던 비데륜의 심사를 받아서 법적으로 하자도 없었고, 비데륜에는 은퇴 경찰들이 위원으로 다수 포진해 있어 정치적으로도 뒷거래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1983년 우라 업체들은 일제히 경찰의 단속을 받았다. <세탁소 켄>, <인샷 공포의 인간사냥>을 제작한 방송사 팀들이 적발되어 언론에 보도됐고, 몇몇 관계자는 실명이 공개됐다. 적발되지 않은 업체들도 경찰의 내사가 진행되어 우라물 제작을 포기하곤 했다.


neva.gif  가장 큰 피해자는 "우라의 여왕" 타구치 유카리였다. 이미 1981년 비닐책이 단속당하던 시절 외설도화판매 혐의로 경찰서에 출두한 적이 있던 그녀는 1983년 일반영화에 데뷔할 뻔 했지만, 경찰의 방해로 무산됐다. 그 뒤에도 외설도화판매나 각성제소지 혐의 등으로 체포되었다가 무혐의로 풀려나는 일이 수시로 계속됐다. 그러다보니 AV에서도 함부로 그녀를 기용하지 않으려 해 점차 업계에서 페이드아웃됐다.


  이후 경찰의 단속을 우려한 비디오대여점들은 무심사 비디오를 매장에 갖다 놓는 걸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유통과정에서 불이익을 보지 않으려면 비데륜의 심사를 통해 합법 비디오임을 인증받아야만 했고, 그 덕에 비데륜의 권력이 점차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우라 붐은 비디오 시장을 크게 확장시켜 AV 업계에 이득만 주고 사라졌다. 불과 AV가 탄생한 지 2~3년 만에 AV는 핑크영화를 뛰어넘었고, 둘 사이의 격차는 압도적으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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